윤영희 서울시의원. 2025.06.13.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어린이 놀이터 놀이 소음 관련 민원이 제기됐을 때 어린이 위주로 판단하게 하는 서울시 조례가 발의됐다.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비례대표·국민의힘)은 아동의 놀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서울특별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윤 의원은 전날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운동회를 시작하며 '죄송합니다. 오늘 저희 조금만 놀게요'라고 외치는 장면은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소리를 '소음'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제는 아동의 목소리가 민원의 대상이 아닌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복지법은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돼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서울시 또한 지자체 최초로 독립적인 어린이 권리 장전을 선포한 도시"라며 "아이들의 놀이와 학습에서 비롯된 소리마저 문제시되는 현실은 아동 권리의 관점에서 심각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윤 의원은 또 "지금 서울의 놀이터, 학교, 학원은 마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처럼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는 공간이 돼 가고 있다"며 "새벽도 아니고, 야간도 아니며, 학습활동 중에 발생하는 소리조차도 민원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정상적인 교육과 성장 환경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함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놀이활동 소음의 정의 신설 ▲놀이활동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 아동의 놀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장의 책무 신설 ▲지역 주민 간 갈등 조정을 위한 놀이터 소음 갈등 해결 지원사업 근거 마련 등이 담겼다.

윤 의원은 "저출산 대책을 논하면서도 아이들의 목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모순적"이라며 "소음의 시간대, 지속성, 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범 조화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한규 기자